교회소식


목회칼럼2021년 07월 18일 칼럼 "바람도 잠든 행성에서"


자작나무 숲은 사치다 

여긴 파주 연다산길 50

장맛비도 드문 폭염에

비비추 잎사귀 타들어가


공사현장 한 켠  

자리 걸치고 맥심 커피

티라노사우루스 등뼈 

골 타고 진액 흐른다


하루 종일 젖어 있어도

당신 생각뿐 

여기까진 나무 심고 펜스 

벽화그림 여긴 십자가 탑 


굳이 설계도 보지 않아도

은샘 흘러가는 모습이

이젠 땅거미 지는 시각 

선하게 떠오르네 그려 


19년 전엔 별을 세며

비닐하우스 하나 없어도 

꽉 찬 느낌 좋았어 

청정한 땅 하늘 바람


개구리 떼창 귀 때릴 때

쏟아지는 별빛 벗 삼고

아이스케키 입에 물면

세상에서 제일 맛있었지


벌써 교육관에선 아이들의 

소란스러움 들리는 듯해서

미소 절로 피어나는데

희미한 별빛만 살금살금 


바람도 잠든 이 땅에 

잠시 머물러 있는 난

이방인처럼 외국인처럼

낯설어하면서 숨 쉬었지


하늘과 맞닿은 이 땅에서

나는 오늘도 장막 치고

이 행성 위에서 함께

거주할 사람들을 모은다


바람도 잠들어 땀에 절은

난닝구를 댕겨본다

땀과 눈물 피가 절은 꿈이

어찌어찌 이 행성 위에서 싹텄다

   (제2교육관 공사현장에서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