교회소식


목회칼럼2021년 01월 03일 칼럼 "미로 같은 새해"

 새해가 강추위 속에서 모진 찬 기운을 몰고 왔습니다. 영하20도 가까이 내려간다니 코끝이 맵습니다. 2021년 새해는 미로(迷路)를 헤쳐 나가는 혼란이 더욱 깊을 거라는 예감이 듭니다.

 ‘어디로 가야하나? 길 잃은 나그네여!’

 그러나 생각해보니 광야 전체가 미로 아니었는가 싶어요. 성도는 광야를 건너 약속을 향해 가는 나그네일진데 어제나 오늘만 미로였겠습니까? 어제와 오늘만 힘들었겠어요? 태중에 모태에서부터 힘들었고, 생애 전체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길목 아니었겠습니까? 그리고 광야를 건너기까지!

 굳이 새해만 걱정이 되고 숨을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. 살기가 어렵고 그래서 우울하지만 걱정일랑 떨쳐버리고서 살고 싶네요. 연연해하는 것이 많을수록 마음고생이 많다는 것 부인할 수 없으니까요. 이것도 더 낫게 하고 싶고, 저것도 가지고 싶고, 이런저런 것도 내 중심으로 전개되면 참 좋겠고요. 끝없이 ‘다고 다고’하는 거머리인생입니다. 그래서 지고 가기 무겁고, 머리 굴리느라 힘들고, 사람들과 비교하며 열등감에 눌리며, 속에 있는 두려움 남에게 보이기 싫어 위장하고 그렇게 그렇게 안타깝게 삽니다.

 비워버리면 참 편한데 덜 무거운데, 비교하지 않으면 자유로운데, 자족(自足)하면 감사가 쌓이는데, 주님만 바라보면 두려움 같은 것 없는데, 그걸 알고 누리기까지는 만만하지 않습니다. 오늘이라도 부르시면 부르시는 데로, 건강하다면야 좋겠으나 몸이 아프다 해도 질고(疾苦) 속에서 노래할 수 있는데, 시편말씀을 흥얼거리며 읊조리며 내 슬픔 날려버리고 나를 향한 조롱 무시하고 십자가 바라볼 수 있는데 그게 어렵지요. 쉽지 않아요.

 찬바람 잠깐 잠든 사이, 고요한 교회마당 한쪽 보리수가지 사이로 긴 별빛이 파랗게 매달립니다. 파리똥이라 불렀던 추억처럼 길쭉한 게 새콤하고 달달하게 자극하니 침이 고일 정도입니다. 그 별빛 멀고 먼 은하계에서 왔을 테지요. 웜홀 같은 공간이동으로. 새해는 그냥 즐겨요! 용기 내어 기도하며 광야 헤쳐가고 어떤 일이나 감사하고 내게 있는 것 조금이라도 나누면서 즐길 거라고 우리 다짐해 봐요!